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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카구] 무제
Sandel
2015. 12. 10. 22:42
춥다. 두 다리가 안정하지 못할 정도로의 떨림, 아슬아슬하게 중심을 잡아가며 평행을 유지하는 자세. 심지어 그 상태에 싫은 바람마저 날 조롱하듯 내 뺨을 스쳐 지나간다. 시리다. 아프다. 굳이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느껴오는 감각을 통해 나는 알 수 있었다. 히지가타를 아주 완벽하게 엿 먹일 수 있는 계절이 왔다는 것, 반갑지도 않은 그 '겨울'이라는 새로운 첫 걸음이 다가왔다는 것.
아아, 그래. 겨울이다. ……겨울이 왔다.
걸친 거라곤 자켓 밖에 없었다. 애당초 일기예보는 먹통이지, 안테나에 눈이 쌓였나. 전파가 끊겨 우리들은 날씨를 예상하지 못한 채 순찰을 돌아야만 했다. 한동안 눈이 온답시고, 폭설이랍시고 코타츠에 누워 귤이나 까고 싶었으나 모든 건 히지가타로 인해 물거품으로 변해갔다. 누울 거면 순찰을 돌고 난 뒤에 누우라나. 아아, 싫다. 지금 가만히 서서 한 발짝도 움직이고 싶지 않다.
"뭐냐, 해. 왜 여기서 알짱거리고 있는 거냐?"
그녀가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한 절대, 나를 붙잡아 줄 때 까지 움직이지 말자는 생각을 어딘가 구석에 집어넣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있다. 시건방진 태도로 후들후들 떠는 나를 툭툭 건드리는 그녀가 있다. 순찰을 빼돌린 것을 알면서도, 히지가타가 곧 이 쪽으로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서, 불만이신가봐?"
씩씩거리며 돌아가라, 시위 벌이는 그녀가 내 앞에 있다는 것에 추위를 떨치고 낮게 웃어버렸다.
아아, 그래. 겨울이다. ……겨울이 왔다.
걸친 거라곤 자켓 밖에 없었다. 애당초 일기예보는 먹통이지, 안테나에 눈이 쌓였나. 전파가 끊겨 우리들은 날씨를 예상하지 못한 채 순찰을 돌아야만 했다. 한동안 눈이 온답시고, 폭설이랍시고 코타츠에 누워 귤이나 까고 싶었으나 모든 건 히지가타로 인해 물거품으로 변해갔다. 누울 거면 순찰을 돌고 난 뒤에 누우라나. 아아, 싫다. 지금 가만히 서서 한 발짝도 움직이고 싶지 않다.
"뭐냐, 해. 왜 여기서 알짱거리고 있는 거냐?"
그녀가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한 절대, 나를 붙잡아 줄 때 까지 움직이지 말자는 생각을 어딘가 구석에 집어넣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있다. 시건방진 태도로 후들후들 떠는 나를 툭툭 건드리는 그녀가 있다. 순찰을 빼돌린 것을 알면서도, 히지가타가 곧 이 쪽으로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서, 불만이신가봐?"
씩씩거리며 돌아가라, 시위 벌이는 그녀가 내 앞에 있다는 것에 추위를 떨치고 낮게 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