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유독 길가에 피어있는 꽃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름은 모르겠다. 허나 눈에 거슬린 나머지 가련히 피어있는 꽃들에게 '길꽃'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이제부터 너의, 아니. 너희들의 이름은 길가에 피어있는 꽃을 줄여 길꽃, 이라고.
그들은 아무런 반응조차 없었다. 그저 살살 불어오는 봄바람에 꼬리를 흔들흔들. 그것 뿐이었다. 딱히 심심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 절대 심심해서, 심심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거다. 허나 나는 바란다. 부지런히 자라나는 지금의 길꽃, 앞으로 그들의 뒤를 이을 저 미래의 길꽃. 평범하고도 아름답게 자라나기를 바라고 있다.
"이 길꽃은 못생긴 긴쨩,"
죄없는 아이들에게 나는 이름을 지어줬다. 특히 제일 못나게 자랐다 싶은 길꽃에게 말이다. 아무래도 긴쨩보다 애매하게 생긴 길꽃이 백 배, 천 배는 더 아름답고 예쁘다. 설마 이것이 소녀감성인걸까. 나도 여자는 여자구나, 란 생각도 함께 겹쳐졌다.
첫 번째로 시작해 줄지어 피어난 꽃들에게 차례대로 이름을 지어줬다. 안경을 쓰지 않은 공기파치, 그들 중에서 가장 우상이자 화려해 보이는 꽃을 바로 나, 카구라. 라고 단언히 지어냈다. 그렇게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길꽃에 나타내며 이름을 지어내던 찰나였을까.
"이 길꽃은 멍청한 토시, …"
여섯 송이의 길꽃이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춤추고 있었다. 나는 그 길꽃들에게 이름을 지어줬다. 하나는 긴쨩, 하나는 파치, 하나는 토시, 하나는 고릴라. 하나는 나. …헌데 이상하다.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아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이상했다. 나는 아는데, 이 사람을 아는데. 마지막으로 외쳐야 할 이 사람을 확실히 알고 있는데도, 그런데도.
이름이, 뭐였…더라?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의 생김새는 물론이고, 성격을 알고있다. 분명 치와와같이 생긴 녀석이었다. 지독한 성격에, 툭하면 내게 시비를 걸었던 그 사람.
…이름이 뭐였지. 그 사람의 이름이 알고싶어. 싫어하는 사람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고싶어.
싫어했던 사람이라도 괜찮다. 나는, 나는. …아니. 싫어했던 사람이었나. 이제 어떤 사이였는지 그 기억마저도 희미하게 사라져간다. 기억하려고 발버둥치면 무언가를 잃는다. 지금도 잃어버렸다. 그와 나의 사이, 그의 성격도, 얼굴도 천천히 잊혀져간다.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하얗게, 하얗게 물들어간다. 내 머릿속이 그렇게 물들어져간다.
이윽고 어느순간 그 사람의 생사마저 잊어버릴 듯한 감각에 맨 마지막 길꽃 하나를 손으로 뽑아들었다. 그러자 남은 다섯 송이의 길꽃. 아니, 아니, 아니.
다섯 마리의 길꽃이 소름끼치는 웃음으로 내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아무런 반응조차 없었다. 그저 살살 불어오는 봄바람에 꼬리를 흔들흔들. 그것 뿐이었다. 딱히 심심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 절대 심심해서, 심심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거다. 허나 나는 바란다. 부지런히 자라나는 지금의 길꽃, 앞으로 그들의 뒤를 이을 저 미래의 길꽃. 평범하고도 아름답게 자라나기를 바라고 있다.
"이 길꽃은 못생긴 긴쨩,"
죄없는 아이들에게 나는 이름을 지어줬다. 특히 제일 못나게 자랐다 싶은 길꽃에게 말이다. 아무래도 긴쨩보다 애매하게 생긴 길꽃이 백 배, 천 배는 더 아름답고 예쁘다. 설마 이것이 소녀감성인걸까. 나도 여자는 여자구나, 란 생각도 함께 겹쳐졌다.
첫 번째로 시작해 줄지어 피어난 꽃들에게 차례대로 이름을 지어줬다. 안경을 쓰지 않은 공기파치, 그들 중에서 가장 우상이자 화려해 보이는 꽃을 바로 나, 카구라. 라고 단언히 지어냈다. 그렇게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길꽃에 나타내며 이름을 지어내던 찰나였을까.
"이 길꽃은 멍청한 토시, …"
여섯 송이의 길꽃이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춤추고 있었다. 나는 그 길꽃들에게 이름을 지어줬다. 하나는 긴쨩, 하나는 파치, 하나는 토시, 하나는 고릴라. 하나는 나. …헌데 이상하다.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아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이상했다. 나는 아는데, 이 사람을 아는데. 마지막으로 외쳐야 할 이 사람을 확실히 알고 있는데도, 그런데도.
이름이, 뭐였…더라?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의 생김새는 물론이고, 성격을 알고있다. 분명 치와와같이 생긴 녀석이었다. 지독한 성격에, 툭하면 내게 시비를 걸었던 그 사람.
…이름이 뭐였지. 그 사람의 이름이 알고싶어. 싫어하는 사람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고싶어.
싫어했던 사람이라도 괜찮다. 나는, 나는. …아니. 싫어했던 사람이었나. 이제 어떤 사이였는지 그 기억마저도 희미하게 사라져간다. 기억하려고 발버둥치면 무언가를 잃는다. 지금도 잃어버렸다. 그와 나의 사이, 그의 성격도, 얼굴도 천천히 잊혀져간다.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하얗게, 하얗게 물들어간다. 내 머릿속이 그렇게 물들어져간다.
이윽고 어느순간 그 사람의 생사마저 잊어버릴 듯한 감각에 맨 마지막 길꽃 하나를 손으로 뽑아들었다. 그러자 남은 다섯 송이의 길꽃. 아니, 아니, 아니.
다섯 마리의 길꽃이 소름끼치는 웃음으로 내게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