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 도와줘. 라는 구원을 청하는 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한없이 나약하고도 감히 건드리다간 허무하게 부숴질 것 같은 음성이 나를 애태우고 있을 때였다. 대체 누가, 어느 곳에서 눈물섞인 목소리로 울부짖고 있는가. 너무나도 괴로워서 가만해 있지 못할 것 같아, 끝내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은 뒤 땅을 벅차고 부리나케 달려갔다. 목적지조차 없는 미지, 그 어디론가. 소리가 들리는 정면을 향해, 계속 이렇게 뛰면 가까워질 것 같아 조급해진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는 숨이 하늘로 꺼지라 발을 움직였다.
빠르게, 조금 더 빠르게. 손을 뻗으면 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과 닿을 것 같으니까, 거의 다왔어. 손을 뻗어, 이렇게. 더, 더, 빛이 나의 손을 내리쬐고 있으니까.
"타카스기!"
그래, 그것은 너의 목소리였다. 비통이 담긴, 원한이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가 귓전을 맴돌 때야 비로소 깨닫고 말았다. 어딘가에 갇힌 그를 도와야만 한다고, 내가 너를. …타카스기 신스케, 너를 내 손으로 구해내야만 한다고.
평생 등을 돌려야만 하는 그에게, 어째서 이러한 행위를 벌이는지 나도 잘 모른다. 허나 어딘가의 기억이, 파편이 나를 일깨우듯 반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과거의 한 편, 시나리오처럼 흘러내려가는 기억의 일부분이 비로소 그와 나를 떼어낼 수 없는 그러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기다리다 지쳤다고."
붉은 자국으로 뒤덮인 네가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너무나도 불쌍해서 그것을 부정하는 게 아닐까.
뒤늦게 도착했을 때는 그의 몸은 이미 망신창이로 변한, 그 후이었기에 어쩌면 지금 나는 스스로도 모르게 그의 모습을, 나의 걸음을 당당히 부정하고 있었다. 이윽고 천천히 내게로 아슬아슬하게 다가오는 그의 모습은 마치 돌이킬 수 없던, 영원히 그려낼 수 없는 모습이었기에 모든 것을 부정한다.
나의 어깨에 기댄 너를 부정하고, 서서히 식어가는 너를 부정하고, 조용히 눈을 감은 너를 부정하고, 부정적인 세상을 부정한 차후에야, …….
"긴토, ……키."
감히 너를 사랑한 나를 부정하고 만다.
빠르게, 조금 더 빠르게. 손을 뻗으면 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과 닿을 것 같으니까, 거의 다왔어. 손을 뻗어, 이렇게. 더, 더, 빛이 나의 손을 내리쬐고 있으니까.
"타카스기!"
그래, 그것은 너의 목소리였다. 비통이 담긴, 원한이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가 귓전을 맴돌 때야 비로소 깨닫고 말았다. 어딘가에 갇힌 그를 도와야만 한다고, 내가 너를. …타카스기 신스케, 너를 내 손으로 구해내야만 한다고.
평생 등을 돌려야만 하는 그에게, 어째서 이러한 행위를 벌이는지 나도 잘 모른다. 허나 어딘가의 기억이, 파편이 나를 일깨우듯 반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과거의 한 편, 시나리오처럼 흘러내려가는 기억의 일부분이 비로소 그와 나를 떼어낼 수 없는 그러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기다리다 지쳤다고."
붉은 자국으로 뒤덮인 네가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너무나도 불쌍해서 그것을 부정하는 게 아닐까.
뒤늦게 도착했을 때는 그의 몸은 이미 망신창이로 변한, 그 후이었기에 어쩌면 지금 나는 스스로도 모르게 그의 모습을, 나의 걸음을 당당히 부정하고 있었다. 이윽고 천천히 내게로 아슬아슬하게 다가오는 그의 모습은 마치 돌이킬 수 없던, 영원히 그려낼 수 없는 모습이었기에 모든 것을 부정한다.
나의 어깨에 기댄 너를 부정하고, 서서히 식어가는 너를 부정하고, 조용히 눈을 감은 너를 부정하고, 부정적인 세상을 부정한 차후에야, …….
"긴토, ……키."
감히 너를 사랑한 나를 부정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