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 바스락. 뒤틀리는 소리와 함께 가늘게 눈을 떴다. 얼마나 깊게 잠들었던지, 상체를 일으켜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잠을 깨기 위해서라고는 하나, 정신없이 고개를 움직이던 와중에 나의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사람이 보인 듯 했다. 설마, 아니겠지. 하고 흔들던 고개를 딱, 멈추고 천천히 아래로 숙여보니… 아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던가. 정말 이 사실이 꿈이라 느껴질 정도로, 새근새근 옅은 숨소리를 내어가며 깊게 잠들어있는 그가, 사무라이 형씨가 어느덧 나의 시야를 뒤흔들고 있었다.
참으로 웃긴 상황, 말로 설명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허나 더더욱 황당한 사실은 장소부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분명, 분명 나는 하루사메 침실에서 눈을 떠야할 터, 사방이 목재로 이루어진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에 눈을 크게 떠보았다. 이윽고 스스로 나 자신의 볼을 길게 잡아 늘어뜨렸다. ……아아, 아프지 않다. 아니, 소소한 고통이 느껴져온다. 볼이 얼얼하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그렇기에 이는 꿈이 아니었다. …완벽한 현실이자 실제 상황이나 마찬가지였다.
"형씨."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나긋하게 그를 불렀다. 누군가가 듣는다면 헛소리인가, 하고 금방 넘어갈 것 같은 소리로… 그의 상체를 흔들면서까지 깨우려 힘을 써보아도 꽤나 피곤했던지, 눈을 뜨지 않는다. 시늉조차 없었다. 마치 살아있는 시체처럼 흐느적거리며 나의 팔을 걷어낸다.
…그러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지금 순간이라면 완벽하게 숨통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허나 그것은 그의 손이 나의 옷깃을 꽉 붙잡고 있던 때부터 상황이 어설피 돌아가기 시작했다.
"옆에… 있어줘…."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옹알이하듯이 나의 귓가를 맴돌았다. 아무리 억지로 옷깃에 달라 붙어있는 그의 손을 떼어내려 해도 인상을 구기며 앵앵거리는 그의 반응에 저절로 손을 놓아버렸다.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기에는, 그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옷깃을 찢어서라도 홀연히 자리에서 빠져나온다면….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얻어먹을 아부토의 잔소리를 잠자코 들어야만 하는 내 자신이 잔망스럽게 여겨지던 나머지 이내 '포기'를 선택하고 만다.
허나 나를 계속 붙잡고 세상물정조차 모른 채로 편히 잠든 그이를 보아하니, 그새 없던 웃음이 스며들었다. 이윽고서는 천천히 손을 올려 그의 연푸른 머리에 손을 얹었다.
…어설프지만 조심스럽게, 그가 깨지 않게 암묵을 유지해가며 그의 머리랄 쓰다듬었다. 북적한 머릿결에 손이 엉킬 것 같으면서도 간간히 손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에 조용히 눈을 감고 자연스레 본래 눕던 자리에 누워 행위를 마저 이어나갔다.
"응, 옆에 있어줄게."
"……으응, …해."
"잘 자, 사무라이 형씨."
이름조차 모르는 빈집에 남겨진 그이와 나, 라는 사실을 세삼스레 그의 따스한 온기와 함께 샤베트처럼 사르르 녹아버린 채, 그저 깊고 깊은 잠결에서 그가 깨어나기를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참으로 웃긴 상황, 말로 설명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허나 더더욱 황당한 사실은 장소부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분명, 분명 나는 하루사메 침실에서 눈을 떠야할 터, 사방이 목재로 이루어진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에 눈을 크게 떠보았다. 이윽고 스스로 나 자신의 볼을 길게 잡아 늘어뜨렸다. ……아아, 아프지 않다. 아니, 소소한 고통이 느껴져온다. 볼이 얼얼하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그렇기에 이는 꿈이 아니었다. …완벽한 현실이자 실제 상황이나 마찬가지였다.
"형씨."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나긋하게 그를 불렀다. 누군가가 듣는다면 헛소리인가, 하고 금방 넘어갈 것 같은 소리로… 그의 상체를 흔들면서까지 깨우려 힘을 써보아도 꽤나 피곤했던지, 눈을 뜨지 않는다. 시늉조차 없었다. 마치 살아있는 시체처럼 흐느적거리며 나의 팔을 걷어낸다.
…그러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지금 순간이라면 완벽하게 숨통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허나 그것은 그의 손이 나의 옷깃을 꽉 붙잡고 있던 때부터 상황이 어설피 돌아가기 시작했다.
"옆에… 있어줘…."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옹알이하듯이 나의 귓가를 맴돌았다. 아무리 억지로 옷깃에 달라 붙어있는 그의 손을 떼어내려 해도 인상을 구기며 앵앵거리는 그의 반응에 저절로 손을 놓아버렸다.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기에는, 그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옷깃을 찢어서라도 홀연히 자리에서 빠져나온다면….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얻어먹을 아부토의 잔소리를 잠자코 들어야만 하는 내 자신이 잔망스럽게 여겨지던 나머지 이내 '포기'를 선택하고 만다.
허나 나를 계속 붙잡고 세상물정조차 모른 채로 편히 잠든 그이를 보아하니, 그새 없던 웃음이 스며들었다. 이윽고서는 천천히 손을 올려 그의 연푸른 머리에 손을 얹었다.
…어설프지만 조심스럽게, 그가 깨지 않게 암묵을 유지해가며 그의 머리랄 쓰다듬었다. 북적한 머릿결에 손이 엉킬 것 같으면서도 간간히 손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에 조용히 눈을 감고 자연스레 본래 눕던 자리에 누워 행위를 마저 이어나갔다.
"응, 옆에 있어줄게."
"……으응, …해."
"잘 자, 사무라이 형씨."
이름조차 모르는 빈집에 남겨진 그이와 나, 라는 사실을 세삼스레 그의 따스한 온기와 함께 샤베트처럼 사르르 녹아버린 채, 그저 깊고 깊은 잠결에서 그가 깨어나기를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